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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엄마아빠가 싸우는데 지친 과년한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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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순무 댓글 0건 조회 1,139회 작성일 13-04-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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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무영 목사님, 태니언니~ 안녕하세요.^^
딱히 고민은 아니지만 다름에 대해서
저의 생각? 간증? 을 나누고 싶어서 사연을 씁니다.

저는 한 때 하나님은 섬세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 이유는...
'하나님이 섬세하시다면
우리 엄마아빠를 맺어줬을 리가 없다!'
라는 생각때문이었지요.

어릴 때부터 아빠, 엄마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자주 싸우셨거든요.
제가 큰오빠와 9살 터울이 나는 막내인데요
그러니 저는 더군다나 엄마아빠의 신혼도 목격하지 못한
가족 구성원이지요.
제 기억으론 두 분이 다정한 걸 본 적이 없어요.
(평범하게 지내는 거야 본 적이 있지만
그게 막 다정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요.^^;)

엄마와 아빠는 어떻게 다르냐면요...
사례1.
엄마는 더위를 많이 타시고 모기도 잘 물리는데
아빠는 얄밉게도 더위도 잘 안타고 모기도 잘 안물리고...
(아마 모기도 에이형인 아빠 피가 맛이 없었나봐요.
혈액형은 우리 나라와 일본에만 있다고 하셨지만,
모기입에는 오형 피가 제일 맛있다는 소리가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 엄마 혈액형이 오형! 암튼 각설하고...)

사례2.
아빠는 옷차림에 무신경한데
엄마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타입...
그런데 아빠는 옷차림에 무신경하면 무신경한 대로
엄마가 입으라는 대로 말이나 들어주면 좋으련만
말도 대게 안들어주셔서 옷때문에도 자주 싸우시고요.

그 외에도 아빠는 친척들 만나면 정치얘기해서
분위기를 100분 토론으로 몰아가고...
엄마는 그런 아빠의 정치얘기에 지끈지끈 머리 아파하시고...
아빠는 무협영화, 총싸움 영화 좋아하시고
엄마는 그런 거 보면 사탄이 역사한다고 저에게 하소연...

그래서 저는
두 분 다 결혼 전에 믿는 사람끼리 선봐서 결혼한 것이기에
'참 안맞는 사람을 맺어준 하나님은
전지전능은 하시지만, 섬세하지는 못한 분'
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하나님은 섬세하지 않을 거란 건
모태출석신앙이기만 하고 성경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던
어린 시절 하나님을 만나기 전의
제 생각이었고...
몇 년 전에 하나님을 만난 후로는 이런 생각이 변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스테리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누구와 결혼하든 그다지 관심없다.'는
어느 목회자 분의 말씀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이 말에 오해가 없어야하는 것은
"하나님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과 맺는 관계를 더 중시하신다."
이런 맥락에서 했던 말씀이긴 하지만요.
그러나 우리 엄마아빠 외의 수많은 안타까운 가정을 보면
'정말 하나님은 우리의 배우자에 무관심한가?' 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답니다. ㅠㅠ
(그 시절에는 배우자 기도가 소위, 유행이 아니어서?)

물론,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단 것도,
부모님 세대에는 사랑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서적이나
자기개발서가 발달되지 않은 세대인 건 알지만요
지금세대에 태어나서 자기개발서도 보고,
사랑을 유지하는 방법인 '사랑의 5가지 언어'
그런 책을 보면...
엄마아빠한테 보여주고픈데
두 분이 6, 70대라서
읽으실리 만무하고요.

제 나이 또래
연애를 잘 못하고, 어려워하는
많은 미혼 자매들의 대부분이 그럴테지만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의 관계가 좋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면
트라우마가 있거든요.

저 또한 제 나이가 30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아빠가 싸우는 소리로 잠에서 깬 날에는
'내 나이가 몇 인데 아직도 두 분은 싸운단 말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거실에 나가기 싫어서 계속 밍기적대게 되고 그럽니다.

지난 주 심야예배 때는 울면서
두 분이 제발 싸우지 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사실 부모님이 서로  다른 건 그다지 문제가 아닌데
다르다는 그 점을 포기하지 못하고
틀렸다고 생각하고 싸우는 게 문제란 것도 압니다.
그러나 이런 걸 설명해줘도
자식이 부모님 설득하는 건 정말 쉽지 않죠.
(원래 최고의 쪽집게 강사도 자기 조카는
못가르친다는 말이 있듯이...가족끼리는 뭐든
설득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서로에 대해 듣는 귀도 없는 어른세대가
지금의 트라우마있는 자녀들을 
만들어내서 안타깝네요.
물론 어른세대는 전후세대라서
'시대의 트라우마'가 있단 걸 압니다. ㅠㅠ

딱히 고민 사연은 아니지만...
어른세대 때 배우자를 맺게 해주신
하나님의 방식도 궁금하고요.
(정말 그 때는 배우자 기도가 없어서 그러셨던 건지)

그냥 제 경험담과 현재 부모님에 대해 기도중인 걸
나누고 싶어서 올려봐요.

아, 그리고 신청곡이 있어요.
 
세상의 유혹시험이(주를 찬양) - 마커스 노래네요.

부모님때문에 속상한 평일을 보낸 후에
주일에 찬양팀이 이 노래로
인도해줘서 너무 눈물이 났어요.

'전쟁은 나에게 속한 것 아니니...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요.

P.S
지난 주에 말씀하신
지구를 구하는 성품이 우리 엄마인 거 같아요.
아빠를 긍휼이 여겨서 결혼하셨는데
지금은 후회하는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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