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2-02 13:26
겨울~ 겨울이라..(인증샷첨부..ㅋㅋㅋ)
 글쓴이 : 차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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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겨울이 참 싫다..
겨울에 내리는 눈이 정말 싫다..

어린 시절 겨울의 연탄난로..
엄마는 추운 겨울을 맞으면 창고에 보관했던 연탄난로를 꺼내 연탄에 불을 부쳐 쇠에 열이 오르면 돼지비계를 적당량 잘라내 난로에 바르곤 했다..
비계기름이 열에 녹으면서 쇠에 붙어있던 녹들을 닦아주었다..
그렇게 닦고 나면 깨끗해지는 쇠난로..
넉넉한 살림이 아니라, 없이 살았지만 정이 있었던 그 겨울의 기억만 빼곤 겨울이라는 기억의 울타리 안엔 즐거움이 없다..

산 밑 동네로 이사간 후론 더욱 겨울이 싫었다..
눈이 내려 바닥이 얼어있는 언덕을 오르거나 내리는 건 하체가 약해 걸핏하면 발을 삐고, 다치는 나로써는 눈물의 언덕이다..
덜덜 떨며 억지로 내려가면 무릎관절은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다른 이들은 중심을 잘 잡고 내려가기도 잘 내려가고, 아이들은 즐겁게 미끄러져 내려가기도 하는데..
난 늘 긴장이다..
오르는 길도 마찬가지다..
벽을 잡고 올라오는 건 예사, 산을 오르듯 기었던 기억도 있다..
바보~
그렇게 올라와 집에 도착해 아랫목에 누우면 온 몸은 아우성, 눈에 고인 눈물은 '바보, 멍충이'하며 코를 자극해 훌쩍이게 만들었다..

제자훈련 당시 아웃리치를 떠났던 겨울, 계룡산을 올랐다..
산 꼭대기에 오르니 얼지 않았어도 아슬아슬 위험했을 그 좁은 길이 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겁에 질려 안된다고 주저한다..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 두려움은 죽음에 대한 혹은 사고 후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함께 하는 이들을 오히려 힘들게 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싫은 것이다..
여러명의 형제들이 붙잡고 괜찮다고 가잔다..
그래도 여전히 내 눈엔 위험해 보이기만 한다..
"안돼요~ 좁아서 형제를 붙잡고 가긴 어려워요."
기도가 멈추지 않는다..
'하나님.. 제게 이 길을 허락하신 이유가 있다면 이겨낼 힘과 지혜를 주십시요. 제가 이 시간, 이 길을 빨리 넘어가야 저들이 길을 떠나지 않겠습니까? 용기를 주세요.'
어떻게 그 길을 지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내 기억 속엔 다른 이들은 가볍게 잘 지나고 있는 모습들 뿐..

난 겨울이 싫다..
난 겨울에 내리는 눈이 싫다..
눈이 녹고 있는 거리의 지저분 함이 싫다..

난, 올 겨울도 여전히 시린 옆구리에 두꺼운 담요를 두르고 있다..ㅡㅡ"


한 거 작 12-02-0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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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이야기 이군요.,,,,
그래도 겨울은 정이있어 따뜻한거 같아요 ,,,,
사실 나도 눈이 얼어있는 오르막길을 참 무서워 한답니다 ㅎㅎ
눈이랑 별로 안 친하거든요 ..;;;
우리의 인생도 그런 아슬아슬한 오르막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오는군요 ....
그런 오르막이기에 .... 예수그리스도가 더욱 간절해지는건 아닐까요?? 여운이남는 사연 참으로 감사합니다
이경한 12-02-0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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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칸이 님은 참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인생길을 지나시는 것 같아요.
어린시절 학교에 있던 석탄 난로도 생각나네요 ^^
학교에서 석탄을 나르던 기억도 나고요..
저도 겨울산은 올라본적이 없지만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는 싶어요 ^^
겨울이 겨울이어도 힘내세요, 차칸이 님!!
차칸이 12-02-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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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춘천가서 웃었습니다.. 이 글을 쓴지 며칠됐다구 눈덮인 겨울산(?)을 올라갔네요.. 굽높은 부츠를 신고..ㅡㅡ" 날 데려가신 분은 괜찮다는데 난 '덜덜'.. 내려와서는 그 추억의 연탄난로와 함께 했어요.. 그 연탄난로의 주인은 돼지비계로 닦는 걸 모르셨나봐요.. 벌겋게 녹슨 난로를 그렇게 닦으시라고 가르쳐 드렸지요~~ㅋㅋ 겨울산.. 등산장비 잘 착용하고 오르면 못 오를 것 없습니다.. 난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였음을~~ㅋㅋㅋㅋㅋ
이경한 12-02-0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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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칸이님.. 인증샷 너무 감사해요.. ㅎㅎ
하지만 인증샷 속의 부츠는.. 왠지 마음이 찡...;;;
이번 겨울 휴가에 여러 계획을 세웠었는데,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겨울 산도 함께 취소군요..
기차여행도... 너무 아쉽기만 합니다. ^^
그래도 눈 사진과 난로 사진 덕에 따듯해 집니다 ^^
차칸이 12-02-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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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궁~ 안타깝게 되셨구나~ 원래 여행 중에 잘 안자는데.. 어젠 1시간 기차여행을 잠으로~~ㅋㅋ 완죤~~ㅡㅡ" 이런 운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여행이 있었나 싶더군요..ㅡㅡ" 준비된 거라고는.. 아쉽지 않게 달랑 카메라..ㅋㅋ 그나마 다행였다능~
한알의밀알 12-02-2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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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롬.^^! 축하 들려요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