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보수장 "이슬람 비난 자제"..의원들 "표현의 자유"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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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보수장 "이슬람 비난 자제"..의원들 "표현의 자유" 반발
연합뉴스 입력 2015.12.19. 13:00(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정보기관 수장이 정치인들에게 자극적인 반이슬람 발언의 자제를 요구하고 나서자 일부 보수인사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내담당 정보기관인 호주안보정보기구(ASIO)를 이끄는 던컨 루이스는 최근 집권 보수당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슬람 비난 발언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
루이스는 이어 이슬람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할 때는 말투를 순화할 것을 주문했다.
루이스로서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트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잠정 중단 발언에 이어 전직 총리인 토니 애벗의 서방 문화 우위론이 무슬림의 반감을 불러 극단주의자들의 입지만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부를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특히 호주 내 이슬람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에도 균열이 생겨 테러와의 싸움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의원 등 보수당 일부에서는 정부 인사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말문을 막으려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집권 자유당의 에릭 아베츠 상원의원은 "그쪽에서도 충분히 고민했겠지만, 공직자로서 그같은 행위가 가장 현명한 방식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루이스의 전화가 불편했다고 말했다.
자유당의 데니스 젠센 하원의원도 루이스의 접근 방식을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규정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미카엘 섹스턴 법무차관은 "정부의 고위 공직자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고 또 그들에게 어떻게 말할지를 제시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는 루이스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유당 소속 특수부대원 출신인 앤드루 헤이스티 하원의원은 자신도 루이스의 전화를 받았다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했다기보다는 단순히 전문가가 스스로 판단을 해 조언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말콤 턴불 총리도 루이스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며 옹호했다.
턴불 총리는 루이스가 정치가들이나 언론인 등 가능하면 많은 사람과 접촉을 해야 한다며 "그가 호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들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만큼 루이스의 조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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