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깊은 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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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a 댓글 2건 조회 198회 작성일 12-01-3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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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하면서 제가 그리워하는 것에 대하여 묵상(?)을 하였는데,
처음 드는 생각은,
깊은 물 같다 라는 것이었어요.
늘 그런 느낌이 들었던거 같아요.
그리움이란 단어는 제 머리위에서 찰랑이는 깊은 호수처럼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가
온 마음을 적신 뒤에는
조금은 개운하게 씻긴 마음을 안고 뭍으로 나오는 그런경험.

더 어렸을 때는 물 밖으로 나오는 일을 잘 하지 못하여서
그리움이란 단어가 두려움이 되곤 했었는데
이제는 한켠에 조금 따뜻해진 구석이 생긴거 같아요.
그런 그리움을 느끼게 해주고 선물해주었던 좋은 추억들과
만남들에 감사하는 성숙함도 조금 생겼구요.

정말 그리운 장면이 많지만 딱 하나를 꼽자면
제가 초등학생 저학년때 였어요.
그때까지도 엄마가 저를 씻겨주시던 코찔찔이 꼬마였는데,
그날도 저녁때가 되어서 엄마가 샤워를 시켜주셨어요.
밖에서는 한참 가요프로그램에서 유행하는 가요가 흘러나오는데
어린마음에, 왜 노래는 다 하나같이 '사랑'에 관한건지
다른건 왜 노래하지 않는지 -예를들면 공부 라던가...
갑자기 궁금해진 거예요.
그래서 엄마에게 물어봤어요.

-엄마, 왜 노래는 다 '사랑'얘기밖에 없어?

저를 씻기우는 동작, 흐름을 전혀 방해하지 않고 엄마는
정말 간단히 말했어요.

-'사랑'이 제일 중요하니까.

그때 당시는 몰랐어요, '아 그런가보다' 했었는데요
크면서 점점 더 향기나는 그리운 순간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자라면서 알게된 엄마는 정말 감정표현을 줄이고 무던한 분이었기 때문이예요.

빈말로도 예쁘다 잘했다 네가 최고다 칭찬을 안하시는 분이어서요,
아 그때 좀 더 엄마에게 말을 붙여볼껄..
하는 아쉬움이 가끔 들고,
언젠가 그때의 가요를 듣다가
엄마의 그 말이 떠오르면

우리엄마는 참 향기로운 흙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물렁해지고 기분이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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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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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a님의 댓글

angela 작성일

  일을 하느라 글을 올려놓고 본방으로는 듣지 못하였는데,
혹시나 혹시나 해서 다시듣기를 해봤더니 소개가 되었더라구요, 멋진목소리로 저의 사연을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다시듣기를 끄지 못하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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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님의 댓글

김경현 작성일

  샬롬 ^^ 싸이 안하시나요? 아이디 알려주시면 BGM 선물로 드릴게요~글이 너무 감동이었습니당 ㅜㅜ